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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美 채권 장단기 금리차란?…연초 0.861% → 현재 0.273%, 역전되면 경기 침체 시그널

    • 홍동희 기자
    • |
    • 입력 2022-03-04 16:20
    • |
    • 수정 2022-03-05 09:09

장단기 금리차가 연초 0.861%에서 두 달 만에 0.273%로 줄어들어 트레이더들이 주시하고 있다.

▲미국 장단기 채권 금리차 최근 월봉 차트

'장단기 금리차'는 무슨 의미일까. 장단기 금리차란 주로 미국 장기 채권(10년물)과 단기 채권(2년물)의 금리 차이를 말한다.

그렇다면 채권은 무엇일까. 채권이란 '국가, 지자체, 은행, 기업 등이 돈을 빌리려고 발행하는 유가증권'을 말한다. 흔히 말하는 10년물 채권, 2년물 채권이라는 것은 그 기간 후에 자금을 갚겠다는 채무 증서이다.

그렇다면 유가증권은 무엇일까. '돈으로서의 가치와 권리를 증명하는 종이'를 의미하며 돈, 수표, 주식, 채권 등이 유가증권에 포함된다.

앞서 말했듯이 장단기 금리차란 장기 채권과 단기 채권의 금리 격차를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장기 채권이란 보통 미국 국채 10년물을 말하고, 단기 채권이란 미국 국채 2년물을 말한다. 따라서 장단기 금리차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에서 2년물 금리를 뺀 값을 의미한다.

보통 10년물과 같은 장기채권이 이자율이 2년물보다 높다. 왜냐하면 빌려주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상황이 안 좋아져서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하는 경우를 포함한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그에 따라 리스크가 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간적 리스크가 커진 만큼 장기간 돈을 빌리려면 단기간 빌릴 때보다 금리가 높아야 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현재 경제 상황처럼 장단기 금리차가 굉장히 줄어들기도 하며, 간혹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되기도 한다. 즉 장기 채권 금리가 단기 채권 금리보다 낮아지는 것이며, 이에 따라 장단기 금리차가 음수로 나타난다.

이렇게 장기 채권의 금리가 낮아진다는 것은 장기 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기 채권의 수요, 즉 사려는 사람이 많아질 수록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장단기 채권의 금리가 높지 않아도 팔리게 되고 금리는 자연스럽게 낮아진다.

채권 투자는 보통 개인들보다는 기관들이 주로 많이 한다. 따라서 장단기 금리차가 줄어든다는 것은 보통 기관들이 미 국채 10년물을 매입 중이라는 의미일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그렇게 미 장기 국채 보유량을 늘리는 것은 향후 경기 전망을 안 좋게 보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면 주식이나 부동산 등의 기타 자산 등의 매입량을 늘릴 가능성이 크크고 채권 보유량은 늘릴 이유가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단기 금리차가 줄어들고, 극단적인 경우 금리차가 역전될 경우 향후 경기 침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경우가 많다.

▲ 과거 장단기 금리차 역전 시기

장단기 금리차 축소나 역전이 경기 침체를 유발하는 인과관계의 원인이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산 시장 역사상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했던 시기는 2000년대 초에 닷컴 버블 붕괴에 따른 침체기 전이며 2008년 금융위기 사태 이전, 이후 2019년이라는 점에서 '장단기 금리차의 역전'의 상징성을 보는 트레이더들이 많다.

올해 초 장단기 금리차는 0.861%로 시작하여 두달만에 현재 기준 0.273%까지 떨어졌다. 수십년 내 최대 물가 상승률을 기록하여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가득하고, 테이퍼링이 마무리되며 금리인상 후 양적 긴축까지 예고된 현 상황에서 장단기 금리차 축소는 상징적이다.

최근 래리 핑크(Larry Pink) 블랙록 대표는 장단기 금리 역전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단기금리가 2.5%로 상승한다는 것을 전제했다는 점에서 현실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왜냐하면 금리를 0.5%p 올리는 빅스텝 인상이 필요한데 아직 제롬 파월(Jerome Powell) 연준 의장은 0.25%p씩 올리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현재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는 것을 보고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은 조심스러울 수 있다. 다만, 미 채권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 과거 경기 침체 시기들의 선행 지표로 작용했다는 점, 해당 수치를 전세계 트레이더들이 지켜보고 의식하고 있다는 점, 기관들의 심리에 대한 힌트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고 해당 수치를 지켜볼 가치는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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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동희 기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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