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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10대들의 놀이터, 네이버 메타버스 ‘제페토(zepeto)’

    • 박혜원 기자
    • |
    • 입력 2021-06-01 11:13
    • |
    • 수정 2021-06-07 09:48
▲[칼럼] 10대들의 놀이터, 네이버 메타버스 ‘제페토(zepeto)’

과거 게임이나 산업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던 메타버스가 사회·경제·문화·정치 등 모든 분야에 걸쳐 가장 핫한 키워드로 각광받고 있다.

메타버스는(Metaverse)는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Universe(유니버스)’와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Meta(메타)’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한다. 메타버스에는 가상세계 이용자가 만들어내는 UGC(User Generated Content)가 상품으로서, 암호화폐를 매개로 유통되는 특징이 있다.

메타버스라는 키워드를 하루에도 수십번 접하다보니 어떤 세계이며, 어떤 곳인지 궁금해졌다. 때문에 요즘 10대들의 놀이터라고 불리는 네이버 ‘제페토(zepeto)’를 사용해봤다.

제페토는 네이버Z에서 개발한 3D 아바타 기반의 소셜 서비스 플랫폼이다. 현재 200여개 국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가입자는 2억 3천명에 달한다. 그 중 90%가 해외이용자고, 80% 이상이 10대 이용자다. 10대들에겐 이미 가장 중요한 소셜 미디어 앱 중 하나로 자리잡은 모습이다. 문자 위주의 트위터에서 페이스북으로, 이미지 위주의 인스타그램에서 틱톡으로, 메타버스 기반의 소셜 플랫폼도 조금씩 성장해나가고 있다.

앱 스토어에서 제페토를 검색하면 쉽고 빠르게 다운받을 수 있다. 다운로드가 완료되면 자신의 캐릭터를 생성할 수 있다. 10대들이 왜이렇게 열광하는지 궁금했는데, 캐릭터 생성에서부터 절반은 이해가 됐다. 가상세계에 별 관심이 없던 본인 조차 캐릭터 생성에 꽤 많은 시간을 할애했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아이돌의 옷이나 악세서리 등으로 아바타를 원하는대로 꾸밀 수 있어 매우 흥미로웠다.

아바타가 메타버스 내의 맵들을 자유롭게 누비다보니, 가상세계에 자연스럽게 몰입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아바타의 표정이나 동작들도 꽤 정교했다. 완벽한 실사같은 느낌이 아니였지만, 3D 그래픽에 점점 익숙해지니 어느새 실제보다 더 현실 같은 착각도 들었다.

제페토는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생까지가 메인 유저들이다. 가입자 중 80% 이상이 10대인데, 여자 아이들의 비율이 압도적일 것 같았다. 우선 배경 맵들을 살펴보면 길거리에는 옷가게, 디저트 카페, 미용실 등이 주를 이룬다. 더불어 가상 맵인 월드를 살펴보면, 파티룸·가든웨딩·벚꽃카페·한강공원 등 데이트하기 좋은 곳들이 가장 인기가 많았다. 실제로 각 유저들의 피드를 살펴보면 애인과의 데이트 샷들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아직 십대를 넘어 광범위한 세대로 가기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흥미와 놀이까지는 재밌지만, 계속해서 사용할 동기는 부족했다. 자신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정서적 만족감을 느낀다는 측면에서는 재미있고 편리하겠지만, 그것을 제외하고는 별 다른 콘텐츠가 많이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 구찌, 크리스찬 루부탱, 나이키 등이 이미 폭발적인 아이템 판매를 기록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상승시키고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지만, 개인의 입장에서는 아이템 판매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적다. 현재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의 콘텐츠로 발생하는 수익과 비교하면 경쟁이 가능할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속도가 있다. 아무래도 고사양의 그래픽을 구현하다 보니 사용 중에 앱 튕김이나 로딩 시간이 자주 발생했다. 이런 상황이 생길 때 마다 가상세계 몰입이 깨지는 것은 물론 5G 시대에서 앱 구동을 기다리는 것은 너무 힘들었다. 메타버스 환경을 안정적으로 구현할만한 인프라의 필요성을 느꼈다.

제페토를 하면서 우리의 일상 생활이 가상공간 안에서 이뤄진다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환경에 이미 적응이 되서 그런지 대부분의 일들이 무리없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가상공간에서 비대면 회의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가상은 이미 우리의 일상 깊숙이 들어와있다. 현재는 금융업무도 모바일이라는 가상 공간에서 해결하는게 일상이 됐다. 인간관계 역시 SNS에서 더욱 활발하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족, 친구, 지인들을 현실에선 만나기 어렵지만, SNS에서는 쉽게 만날 수 있다.

온라인 상의 쇼핑, 금융, SNS 등을 계속해서 경험하다 보면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실제로 최근 상담 프로그램에는 SNS 중독 사연들이 소개되며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관심을 얻기도 했다. 처음 사연을 들었을 때는 SNS에 중독되는 사람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제페토를 사용해보니 조금은 공감가기도 했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메타버스 시장이 더욱 성장하고, 그에 따른 환경이 잘 어우러진다면 어쩌면 가상이 현실을 뛰어넘는 시대가 반드시 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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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원 기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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